Interview with gold&silver

Q: gold & silver 에 대해서 간단히 소개해달라.
A: 즉흥 음악을 만드는 밴드이다. 아니 즉흥 소리라 하는게 맞을듯 하다. 오랜기간 드럼을 쳤던 최상백(gold)과 미디어작업을 해왔던 송호준(silver)이 멤버이다. 주로 gold는 드럼을 치고 silver는 모듈러 신스를 사용하나 악기나 역할이 딱히 정해진건 아니다. 10년전 브라질 음악을 하다가 만났고 계속 새로운 밴드 구성을 이야기하다 2017년 7월에 결성했다.

Q: 즉흥이라하면 즉흥 재즈 같은 것을 말하는 것인가?
A: 비슷할 수 도 있는데 우리의 것이 좀더 근본이 없다고 생각한다. 모듈러 신스에서 나오는 소리를 예상할 수 없기 때문에 재즈 악기들의 포맷이 주는 소리와 달리 훨씬 더 날것raw이라 생각한다. 완전히 망할 수도 있고 완전히 새로울 수 있다. 짧은 순간 패턴이 있을 순 있지만 드럼 역시 정해진게 없다. 다시 반복될 수도 없고.

Q: 그렇다면 먼가 실험 음악에 가깝게 느껴진다. 이런식의 접근은 실험 음악에선 흔한 방식 아닌가?
A: 실험 음악은 잘 모르지만 실험은 좋아한다. 특히 우린 요즘 우연coincidence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학습과 유행을 통해 익숙해진 우리가 새로운 소리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방법은 계속 주사위를 던지는 것이다. 하지만 이건 우연을 추구하는 실험입니다식의 ‘선언’ 만을 보여주는게 아니라 우리가 만드는 소리를 즐겼으면 한다. 선언과 달리 실험은 계속되어야한다고 믿는다.

Q: 결국 즐긴다는게 익숙한 소리를 만들겠다는것 아니냐?
A: 음.. 어차피 우리 둘의 머리, 몸 그리고 구성된 악기에서 나오는 것들이라 완전히 새롭다는 것은 말이 안되지만 최대한 뭔가 다른 발견을 할 수 있는 확률을 높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 중 한가지로 처음 공연할땐 30분씩 연주를 했는데 지금은 5~6분씩 끊어서 연주하려고 한다. 짧게 나누어 생각을 리셋하려고 하고 있다. 그리고 공연 입장료도 받지 않고 1000원씩 주기로 했다. 그래야만 우리가 좀더 편하게 실패할 수 있으니까.

Q: 1000원을 관객들에게 준다는게 재밌다. 공연은 얼마나 했고 어떻게 진행되었는가?
A: 3번째 공연을 앞두고 있다. 공연과 합주를 할때 마다 느끼는게 많다. 딱히 멀할지 모르는 상태에서 녹음만 신경쓰고 공연을 진행하는데 관객들을 앞에 두고 미리 연습하지 않은 것들을 보여준다는게 처음에는 되게 힘들었다. 우리끼리 말로만 우연, 실험 하다가 앞에 서 있는 관객들의 반응을 보면 위축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환호에 이끌리면 익숙한 소리가 나올 수 밖에 없고, 소리를 만들다가 예상치 못하게 오랬동안 정말 듣기 싫은 소리가 나오는 동안에는 앞을 쳐다보기도 힘들다. 결국 줏대에 관한 이야기인데 우리가 찾고자 하는 무언가에 대한 확신?이 관객에게 잘 전달되야한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공연을 하다보면 대략 1시간 공연에 4~5 번 정도 ‘오 이게 먼지?’ 하면서 흥분하는 지점이 발생하는데 이 지점을 찾아가는 과정이 전혀 세련되지 않다보니 오히려 엄청난 에너지가 느껴질때가 많다. 일단 공연하는 우리가 느끼고 점점 관객들도 같이 느끼게 되는것 같다.

Q: 공연할때 악기 구성과 연주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알려 달라.
A: 원래는 기타, 베이스도 No wave 톤으로 세팅해서 넣어보려했느나 튜닝도 어렵고 연주도 못해서 빼버렸다. Elektron의 Analog RYTM도 리듬 섹션으로 사용하다 빼고 현재는 드럼과 모듈러 신스만 사용하고 있다. 모듈러 신스에는 Peter Blasser 가 만든 불안정한 오실레이터, 서브를 만들기 위한 기본 오실레이터 등 여러 개의 오실레이터들이 샘플러, 주파수대역으로 크로스페이딩이 가능한 필터에 연결되어있다. 최대한 예측하기 힘든 엔벨로프를 만들기 위해 다수의 CV 유틸리티 모듈들을 사용한다.어떻게 연결할지는 현장에서 생각한다.

드럼은 기본 풀셋 드럼이다. 실험과 대중을 연결해주고 심벌들로 다양한 앰비언스를 만든다. 드럼의 역할은 중요하다. 기본적으로 뚝딱 식의 연주는 하지 않지만 가끔 익숙한 패턴을 연주해 혼돈과 발란스를 잡는다. 반대로 신스가 패턴이 나올때 드럼이 혼돈으로 간다. 서로 어떤 소리나 루틴을 지시하지도 않고 딱히 서로 맞추려고 하진 않지만 적당히 신경쓰며 연주한다. 같이 신스를 연주하기도 하고 같이 리듬만 고민하기도 한다.

Q: 공연할때 짧게 나눠서 한다고 했는데 그럼 곡명이 따로 있나?
A: 대전 재즈 클럽 Yellow Taxi 공연 부터 짧게 나누고 곡명을 정해봤다. 곡명은 현장에서 정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전 공연 전 합주에서 생각을 끊어 나누기 위해서 처음해봤는데 관객들이 훨씬 잘 집중할 수 있었다. 곡명은 먼가 상상할 여지가 많은 단어를 선택하는게 연주를 할때나 관객들이 볼때 더 좋았다. 지금까지 했던 곡명을 살펴보면 In to the 쏘가리, 징검다리, 마음대로, 노가다, 철거, 가물치, 루키, 대전으로, 갯강구 등이 있었는데 곡명의 특징상 우리와 관객들이 나름 상상하는 바가 있고 그것들이 소리랑 연결되는 지점을 알아서 찾아 연주하고 듣게 된다. 곡명을 무제 1, 무제 2 식으로 가는것 보다 훨씬 친절하면서도 실험은 실험대로 할 수 있었다. 특히 우리에게 합주나 공연에서 꼭 필요한 곡은 징검다리와 마음대로 인데 이건 우리의 굳어진 생각을 풀기 위한 주문이기도 하고 자신감 있는 핑계이기도 하다. 물론 모든 곡들은 같은 곡을 연주해도 소리나 구성은 항상 다르다.

gold&silver

Q: 앞으로의 계획은?
A: 일단 8월 19일 원픽셀 오프라인에서 하는 3번째 공연을 준비할것이다. 드럼과 PA 스피커가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지 ‘준비없이’ 공연할 준비가 되어있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공연을 하는 것이 목표이고 소리가 너무 구체적인 특징을 지니게 되면 연주 구성을 바꾸거나 밴드를 해체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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